이거 내가 쓴 글이야?
2025-07-27 23:29
마술적 공간에서 등장하는 새들은 군수공장에서 날라오는 비행기의 부품과 겹쳐보이는 면이 있다. 무수히 날아다니는 새들이 전쟁으로 죽은 군인들의 영혼이라면...그들이 갇혀서 죽기만을 기다리는 지옥이 큰할아버지의 마술적 공간이라면...그들은 살아남기 위해 본래의 의무를 저버리고(펠리컨은 새 생명인 아이를 물어다 줘야만 한다. 그것이 은유니까) 채 태어나지도 않은 생명인 와타와타를 무자비하게 집어삼킨다.
처음부터 펠리컨들이 와타와타를 잡아먹은 건 아니었다. 그들은 바다에서 물고기를 잡아야 하지만 식량이 될 물고기는 잡히지 않았고 아무리 벗어나려고 날고 또 날아도 다시 같은 곳으로 돌아올 뿐이었다. 어쩌면 큰할아버지의 마술적 공간이 펠리컨들에게는 전쟁 그 자체였을지도 모른다. 마히토는 전사한 펠리컨을 정성껏 땅에 묻어 기린다.
꼭 뭔가 교훈을 전달한다기보단 있는 그대로를 보여주려고 한 게 아닐까 싶기도 해요. 영화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각기 다른 선택을 하며 살아가죠. 왜가리의 야비함은 그가 살아남기 위해 택한 처세술입니다. 자신의 손에 피를 묻히고 대신 수많은 생명을 살리는 이도 있습니다. 자기만의 세계에 갇혀 주위를 둘러보지 못하는 사람도 있고요. 그러한 양상들을 보면서 자연스럽게 혼란함을 느낄 수밖에 없습니다, 영화가 명확한 해답을 주지 않으니까요. 어쩌면 당신의 모습은 어디에 가장 가까운지 감독이 묻고 있는 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문득 들어서 할배 딱밤을 먹이고 싶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