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07-06 00:36
어느새 화양동에서 지낸지 8년째다. 여러 모로 시끄러운 동네.
지금은 바깥 빌라 필로티 앞에서 자동차가 공회전을 하고 있다. 처음에는 비가 오는줄 알았다. 정말 비가 맞는지 아이폰의 날씨 앱부터 켜서 확인한다. 비는 안 내리고 있다고 내 아이폰이 알려준다. 그래서 신경쓰이게 욱신거리는 왼쪽 허리를 무시하고 슈퍼싱글 스프링 침대 위의 삼각 등받침 쿠션에서 일어나 시무룩하게 창 밖으로 내려다 봤더니 역시나, 자동차 소리였다. 아무튼 빗소리 비스무리한 소리면 됐지 하면서 음악을 듣고 있다. 노영심의 배반이라는 곡에 이끌려 해당 아티스트의 음악을 듣고 있다. 지금은 총리와 나 OST인 I Love You To Death 을 보스 사운드링크 미니(줄여서 사링미) 2로 듣고 있다. 북미 애플뮤직을 쓰고 있어서 곡명이 영어로 나오는데, 한국어로 정확히 뭔지는 딱히 궁금하지 않다.
사링미 스피커는 2017년에 샀는데, 올해 3월에 빨간불이 깜빡이면서 안 켜지길래 배터리가 죽은줄 알고 아주 약간의 상실감을 느끼며 옷장 꼭대기에 처박아 뒀었다. 그저께 정식님이랑 호성님이랑 저녁을 먹기로 했었어서, 정식님 댁에 가기 전에 이케아를 들렀다. 이케아에서 STUK 51x10x20cm 수납장을 여섯개 사서 옷장 수납공간을 정리했다. 그러면서 처박아둔 스피커를 꺼낸 것이다. 리튬이온 전지가 나간줄 알았는데 뭐 그걸 철처하게 검증한건 아니었어서 오늘 다시 인터넷을 뒤지다가 펌웨어를 재설치하면 된다길래 반신반의로 보스 홈페이지에 들어가 A+D+V+위+아래 키로 현재 설치된 펌웨어와 동일한 버전의 펌웨어를 설치했다. 시간이 좀 걸리길래 화장실에 가서 똥을 눴나 샤워를 했나 빨래를 널었나 기억이 잘 안 나지만 하여간 메인터넌스를 하는 도중에 또로롱 하는 오랜만에 듣는 소리가 들렸다. 오! 아직 살아 있구나!